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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꾸라지의 추억 - 최영칠

최영칠 | 기사입력 2020/05/19 [19:17]

<시>미꾸라지의 추억 - 최영칠

최영칠 | 입력 : 2020/05/19 [19:17]

 

▲ 최영칠 시인
경기 양평 출생
2018년 월간 문학세계 등단
문학세계, 안산문인협회, 풀잎문학회 회원전 제일농산 대표 


장맛비가 억수로 퍼붓다가

이따금씩 멈추고 또 다시 쏟아진다
우르르 쾅쾅 와장창 하늘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에 놀라
나와 내 동생은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큰 빗줄기가 한동안 쏟아지고 나면 잠시 햇볕이 든다
그럴 때면 일곱 색깔 무지개가 앞산 자락을 덮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서로의 마음이 통했는지
삼태기를 들고 봇도랑으로 달려 나갔다

 

동생은 삼태기를 받치고 나는 풀을 사정없이 휘저었다
미꾸라지는 한 번에 여러 마리가 삼태기 안으로 들어왔다
미꾸라지를 세숫대야에 넣고 굵은 소금 한 주먹을 넣으면
미꾸라지는 천둥치던 하늘보다 더 무섭게 요란을 떨며
세숫대야를 박차고 튀어 올랐다

 

들에서 돌아오신 어머니는 갖은 양념을 넣고
매콤한 추어탕을 끓여 주셨다
지금도 장맛비가 억수로 쏟아지면
그때 그 미꾸라지 추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나는 비오는 날이면 추어탕집을 찾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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