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숙 시인 1967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여자」외 14권 시선집 「하늘을 보기까지」외 2권 산문집 「깨어진 꿈도 아름다워라」 등 현대문학상, 현대시학작품상 조연현문학상, 조국문학상 성호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청미동인으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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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골목길에서
이따금 마주치는 그녀가
공연히 나를 우울하게 한다.
사업 실패한 큰아들,
월급 못 주는 출판사에서 소설 쓴다는 작은아들,
그녀의 푸념을 들은 지 두어 달 만에
초로의 그녀는 리어카를 끓고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요즘 치열한 폐품수집대열에 끼어
온 동네 골목길을 쓸고 다닌다.
신문 잡지 빈병 따위 모았다가
그녀에게 건네며 왜 나는 미안한 건가
<고마워요> 눈물겨워하는 그녀
귀티 나던 모습 폐품처럼 망가져가는
그녀를 만나면 내가 왜 자꾸 미안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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