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서성거렸던 발자국만이 빈 항아리처럼 폐허로 앉아 빗물을 받아내고 있습니다
소쩍새 한 마리 빗속에서 울음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녀는 밤새 그 울음을 제 몸 속에 저장합니다
적막 속에 드리운 그녀의 작은 텃밭으로 “잘 살고 있는 거지?”
끊임없는 물음들이 찾아들어 굴곡진 일상의 무게를 풀어 놓으면
장독대 뒤 처연하게 빗소리를 안고 서 있던 하현달이 그녀의 독백을 환하게 받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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