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같은 욕 한 바가지 퍼붓더니 저 살길 찾아간 게여.
몸 고장이 나서 입원 중인 아내 행방은 치매를 위한
한 끼로 던져 주었다.
대나무 옹이 같은 척추를 말고 두 손 깎지로 무릎을 세우고
부재만을 노려본다.
여러 갈래로 뒤엉킨 기억의 실마리를 찾느라 인기척도
알아채지 못한다.
치매는 본처 자리를 꿰차고 들어앉은 첩인 양 상냥했다
손톱을 세웠다,
기억 스위치를 켰다 껐다 그렁그렁 차올린 원망의 눈빛은
텅 빈 동굴처럼 깊다.
치매는 그렇게 하얀 기억들을 야금야금 파먹으며 기고만장
푸르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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