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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순 / 시인> 치매

안산신문 | 기사입력 2021/04/07 [15:32]

<김선순 / 시인> 치매

안산신문 | 입력 : 2021/04/07 [15:32]

 

 ▲ 김선순/시인
충남 부여 출생
“현대시선” 문학사 등단(2014 겨울호)
월간 모던 포엠 작가 회원
“시와 글벗” 동인 ‘그대라는 이름’ 외 공저 다수

 

 

소나기 같은 욕 한 바가지 퍼붓더니 저 살길 찾아간 게여.

 

몸 고장이 나서 입원 중인 아내 행방은 치매를 위한

 

한 끼로 던져 주었다.

 

대나무 옹이 같은 척추를 말고 두 손 깎지로 무릎을 세우고

 

부재만을 노려본다.

 

여러 갈래로 뒤엉킨 기억의 실마리를 찾느라 인기척도

 

알아채지 못한다.

 

치매는 본처 자리를 꿰차고 들어앉은 첩인 양 상냥했다

 

손톱을 세웠다,

 

기억 스위치를 켰다 껐다 그렁그렁 차올린 원망의 눈빛은

 

텅 빈 동굴처럼 깊다.

 

치매는 그렇게 하얀 기억들을 야금야금 파먹으며 기고만장

 

푸르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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