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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홍/시인> 조급한 꿈

류근홍 | 기사입력 2021/04/28 [17:12]

<류근홍/시인> 조급한 꿈

류근홍 | 입력 : 2021/04/28 [17:12]

 

 ▲ 류근홍/시인
충남 공주 출생
서울과기대 문창과 졸업
『미래시학』시부분 등단(2018)
미래시학&미예총 부회장
한국문인협회회원(안산시지부)
시집『고통은 나의힘』『당신 덕분입니다』
산문집『너희 하나님 여호와 께서』
성호 문학상 수상(2020)

 

어릴 때는 꿈을 기다렸다

 

한눈을 판 봄은 더디고 고드름은 녹지 않았다

 

계절의 걸음이 빨라졌다

 

나이가 들수록 조급해진 계절은

 

한 계절을 훌쩍 건너뛰었다

 

봄은 도마뱀 꼬리처럼 끊어지고

 

내내 겨울이 이어졌다

 

그 차디찬 절망의 체온에 무릎을 감싸안았다

 

얼음 같은 시절이었다

 

왜 여기서 헤매는 거지?

 

나에게 물었다

 

순간

 

마당에 핀 모란꽃이 눈으로 들어왔다

 

추위를 건너와 입술이 더 붉었다

 

피처럼 붉은 꽃빛이 심장에 옮겨 붙어

 

나는 설렘으로 절절 끓었다

 

그 한 송이가

 

백 송이의 절망을 꺾고

 

늦은 봄이 도착했다

 

잃어버린 시간에

 

다시 꼬리가 돋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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