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장마로
활짝 핀 능소화의 입속에도 습기가 찼다
품으로 파고드는 눅눅한 감정들
다림질로 펼 수 있을까
연이은 빗소리에
허공이 젖고
꽃의 고개가 축 늘어져있다
서둘러 떨어진 꽃잎들로
바닥이 환하다
기다림마저 저물어가는 골목
하늘을 의지하는 것들은
모두 땅에서 살아간다
빗소리 흥건해도,
또 하나의 기다림이 봉오리로 맺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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