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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섭 /시>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고향에는 지금도 (시) ⑰

김관섭 | 기사입력 2021/08/18 [21:33]

<김관섭 /시>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고향에는 지금도 (시) ⑰

김관섭 | 입력 : 2021/08/18 [21:33]

 

 

  ▲ 김관섭 /월남 귀순용사


가본 사람만이 이야기할 수 있다

겪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이 속 깊은 사연 누구라서 다 말할 수 있으랴

내 고향, 그 멀고도 먼 나라

꿈속에서만 가까운 나라

가도 가도 또 가고픈 나라

 

일곱 마리 학이 날아들어 칠학산 인가

진달래꽃, 곱게 물든 새색시 치맛자락 같이

산자락 타고 붉게 퍼지면 배꼽 내놓고

산으로 들로 뛰고 놀던 동무들 꿈결처럼 떠오르네

 

내 고향 샘마을도 샘물처럼 맑고도 아름다웠지.

아버지 따라 배 타고 나가면 어기여차 신바람 나고

펄떡 펄떡 팔뚝만한 고기 잡아 함박 웃으며 돌아오면

어머니는 언제나 버선발로 뛰어나와 포근히 안아주던

그 품속 아직도 손에 잡힐 듯 그립기만 하다

그 고향 한번도 잊지 않고 그려보지만

언제나 눈물만이 앞을 가리네.

 

사랑이 죄이런가. 만남이 이별이던가.

한때 만삭의 몸으로 행복에 겨워

내 품을 파고들며 사랑한다던 수줍은 아내

엊그제 인양, 그림인양 선명하게 살아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이 영영 이별이런가,

이별이란 말이라고 했던가 아직도 떠오르기만 하는

아내의 얼굴 내 가슴에 화석보다

깊이 새겨져 지워지지 않고 있다.

 

그런 만삭의 아내 몸뚱이가 얼음장같이 식어가고

통곡하며 몸부림쳐도 아무 소용없었던 그 순간

나는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남아 마지막 모습만 무수히 세월이 흘러가도

그대로 남아 내 곁을 떠돌고 있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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