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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섭/시>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고향에는 지금도 (시) ⑱

김관섭 | 기사입력 2021/08/25 [12:41]

<김관섭/시>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고향에는 지금도 (시) ⑱

김관섭 | 입력 : 2021/08/25 [12:41]

 

 

 ▲ 김관섭/월남 귀순용사

 

월남 귀순용사 김관섭(86)옹께서 5년전인 2016년 “나는월남 귀순용사다”라는 자서전을 출간했다.그 자서전의 내용을“안산신문”에 연제한다

 

최전방에서 추위와 싸우며 정을 나누던 동무들

근무중 오발 사고도 있었지. 피 흘리며 살려 달라고,

중대장 동지 살려 달라고 애원하던 동료 병사들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었던 기막힌 사연이

생생하게 귓가에 때린다.

 

이 순간에도 사랑스런 아내와 동료 병사들

한 순간 잃어버리고 남은 고향과 혈육마저

무정하게 뒤로한 채 개성시를 떠나던 그 때엔

피눈물이 흘렀다 산천도 울었고 내 가슴도 울었다

지금도 눈만 감으면 피눈물이 강물처럼 흐르네.

 

따스한 남쪽나라 자유를 찾아온 그 날에도

귀순 환영 받던 날도 가슴속 깊은 곳에선

피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무심한 강산이 세 번 변했다

 

강물도 흐르고 세월도 흐르고 나이도 흐르고…

다 흘러간 인생의 뒤안길에서 문득 뒤돌아보니

대민 홍보교육 일선에서 땀 흘린 일만 보람으로 남아 있다.

 

다시… 언젠가는 다시… 만나야지,

되 뇌이며 변함없는 마음, 다지고 또 다지며

견뎌온 나날 두 주먹 불끈 쥐고 가슴 두드리며

사나이 아픔 한 줌 삭히며 살아 왔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 그 누구도…

찬바람 한 소절 지나가면 혹시

혈육들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

두 귀 바짝 세워도 바람 소리만

가늘게 지나가고 이제 속죄할 아버지 ,

어머니 어디에 살아나 계실까,

 

벌써 백골이 진토 되었을까.

아픈 가슴 조이며 살아온 죄 많은 한평생

애달프게도 속절없이 저물고만 있네.

살아생전. 아니 죽어도 잊을 수 없는 혈육들

아 아 그래서 나는 죽어도 눈 감을 수 없다네.

 

봄이면 잊지 않고 칠학산 진달래꽃 곱게 피고

지련만 샘마을 맑은 물도 끝없이 흐르련만

내 작고 늙은 가슴속에는 영원히 지지않는

피눈물 꽃만 하염없이 흐르네. 아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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