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류근홍 시인/바늘

류근홍 | 기사입력 2022/01/13 [11:21]

류근홍 시인/바늘

류근홍 | 입력 : 2022/01/13 [11:21]

▲ 류근홍 시인* 서울과기대 문창과 졸업* 미래시학 시부분 등단* 한국미예총&미래시학 부회장* 한국문인    

 

귀 하나에 외발이다

한 발 한 발 촘촘히 앞으로 걸어가면

구멍 난 허공도 함께 묶인다

 

옷의 색깔에 보호색처럼 실을 맞추면

가위는 구멍의 크기만큼 천을 오린다

 

뛰놀다 넘어진 구멍

나뭇가지에 찢어진 구멍

얼룩진 옷들, 해진 옷들이 반짇고리를 뒤지고

오색 실뭉치를 꺼낸다

 

미간을 찌푸리며 바늘귀를 찾고

오물오물 실 끝에 침을 바르고

기름진 머리에 몇 번 문질러

한 땀 한 땀 가난을 꿰매던 어머니

 

물 빠진 빈티지 구제 옷들이 유행을 만드는 시대

여전히 찢어진 시간을 수선하며

느슨해진 단추를 칭칭 감는다

 

실밥이 풀려 떨어져 나간 단추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