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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옥선컬럼 - 정서적 되물림

문옥선 | 기사입력 2022/01/13 [11:22]

문옥선컬럼 - 정서적 되물림

문옥선 | 입력 : 2022/01/13 [11:22]

 

 

▲ 마음상담소 문옥선 소장     

 

며칠 전 큰아들이 천사 투윤(손녀 0윤, 0윤)을 데리고 우리 집에 왔다. 이틀을 함께 먹고 자고 하는데 꿈같았다. 모든 것이 두 손녀에게 집중되어 웃음이 끈기지 않고 매 순간 행복했다. 그런데 그 소중한 시간 속에 아주 작은 흠을 보게 되었다. 두 딸에게 잘 대해주다가 갑자기 ‘욱’하고 감정적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큰아들을 포착했다. 말 잘 듣는다고 생각될 땐 넘치게 사랑을 주더니 불편한 한 가지에 ‘욱하는 성질’을 부리는데, 갑자기 내가 불편해졌다. ‘되물림’인 거 같아서였다.

  

7개월 전, 오은영 박사가 유튜브 방송에서 심리학자 메리 매인의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을 실제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성인 애착 유형 검사’를 해본 연구 결과, 본인이 부모와 맺었던 애착 관계가 자신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자식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그 비슷한 형태로 키우고 전달되며 그 전달 정도가 80~90%라는 결과가 나왔다. 쉽게 말하면 되 물림을 이론적으로 확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출생해서 12개월~만 3세까지 부모와 형성했던 관계의 패턴이 고정돼서 그 이후의 삶에도 그대로 발현되고 행동화된다고 한다. 그래서 나 자신이 부모와 조금 불편한 면이 있거나 어려움이 있었다거나 한다면 나의 부모와의 관계를 철저하게 탐색해보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고 말했다. 굉장히 철저하게 개선해보도록 노력해야만 되 물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날 유심히 보았고 공감 100%였다.

  

큰아들이 투윤에게 자기감정을 격하게 표현하는 것을 보고 업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들에게서 나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유년 시절에 나는 많은 것들이 고통으로 느껴졌다. 친정아버지는 전형적으로 가부장적인 분이셨다. 언어폭력, 상습적 구타, 게다가 바람까지 당당히 피우시는 아버지를 보고 성장한 7남매의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정서적으로 예민한 나는 세상의 고민을 다 안고 살아가는 불운아라고 자신을 생각하며 부정하고 고통스러워하면서 성장했었다.

 

그런 나도 결혼을 하고 한동안은 평범하게 사는 것처럼 보였지만 마음의 출렁거림으로 늘 괴로웠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5년여 동안은 거의 주말부부로 아이를 혼자 키우게 되었다.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일상의 현장에서는 걷잡을 수 없는 적대감이 올라오고 분노가 올라왔다. 너무도 싫은 어투와 언어폭력, 나도 모르게 올라가려는 손동작을 멈추고 놀란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내가 했던 행동을 돌아보며 괴로웠었다. 직장 탓, 경제적인 거라며 나의 처지를 위안 삼기도 했지만, 자신에 대한 실망과 자학, 죄책감으로 한동안 힘들었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기억은 없지만, 어느 순간 아이를 때리지 않겠다는 다짐과 언어폭력하지 않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꼭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욱하는 것이 올라오면 머릿속으로는 아이를 때리기도, 죽이기도 하면서도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마음공부 원리(STAR법)만 알았어도 그렇게 힘들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우리 주변에 내 옆에 내 뒤에 이런 분들 너무 많다. 당장 내 앞에도 있지 않는가!

 

그날 아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아이들 키우는 것을 힘들어 하지 마라 사랑으로 키워라. 아이를 돌볼 때 절대 화내지 마라! 9를 잘 돌보다가 1로 다 잃을 수 있다. ” 라고 말했더니 벌써 불편해했다. ‘그래, 부모 말을 새긴다면, 무엇이 문제가 될꼬?’ 한동안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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