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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삼 컬럼> 어느 누구 노인 안 될 사람 있는가(2)

김희삼 | 기사입력 2021/09/15 [22:54]

<김희삼 컬럼> 어느 누구 노인 안 될 사람 있는가(2)

김희삼 | 입력 : 2021/09/15 [22:54]

 

  ▲ 김 희 삼(안산시민)

 

‘사람은 반드시 노인이 된다.’ 모국어로 구성된 이 ‘참’ 명제를 거역할 사람 있는가. 중국 최초로 법치의 토대 위에 통일 국가를 세웠고 오늘날 ‘CHINA’의 기원을 만들었던 진(秦)나라의 시황제도 한때 불로장생을 꿈꾸었지만 나이 반백에 불귀의 객이 된 적 있다. 만약에 불로(不老)는 확인할 수 있으나 장생(長生)은 실패할 것이라는 것이 하늘(天)의 뜻(命)이었다고 한다면, 그러한 ‘지천명(知天命)’은 기개 찬 야망의 황제에게 야멸차다 하겠다.

 

누구나 늙기를 싫어하고 오래 살기를 바라겠지만 때가 되면 노인 되고 그리고 부르면 가는 것이 인간이다. 거기에 천하의 권력도 붙잡을 수 없고 만리장성을 보축했던 위업도 생명 연장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2,240년 전 중국의 황제가 보여주었다. ‘노인’, ‘인구’, ‘고령’ 등의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나온 말이다.

 

나는 앞에서 ‘고령화(7%)→고령(14%)→초고령(20%) 단계’에 대해서 알아봤고 그 중 우리나라는 지금 현재 16.47%로 고령 단계에 와있다는 것도 설명했다.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태리는 이미 초고령에 들어가 있고 1864년 세계 최초로 고령화가 시작됐던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긴 154년만인 2018년에 초고령화 사회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은 1942년 고령화가 된 이후 90년만인 2032년에 초고령이 된다고 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에서 말하고 있다.

 

자료를 보니 눈길이 가는 나라가 있다. 한때 해가 지지 않은 나라 영국은 1929년 고령화가 되었고 1975년 세계에서 제일 먼저 고령으로 진입했다. 그랬던 영국이 후속 탄력을 받지 못하고 아직도 고령 단계에 머물러 있고 2028년에 가서야 초고령 사회가 된다고 한다. 최초 고령화로부터 99년만이다. 1975년부터 치자면 2028년까지 무려 53년이라는 긴 세월을 ‘고령의 늪’에 잠겨있는 셈이다. 프랑스가 ‘고령의 늪’에 빠져있던 39년과 비교해서 영국의 ‘고령 53년’은 너무 지루하고 길다는 것, 이것이 문제다.

 

영국의 이 53년이라는 기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숫자는, 혹시 한때 세계 경제를 주도했으나 20세기 들어와서는 미국과 서유럽 제국에게 밀리고 전 세기 후반부터는 일본이나 아시아 신흥 국가들에 뒤져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화려했던 대영제국의 축소된 위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라고 한다면 억측일까.

 

고령화가 되고, 고령이 되고, 초고령이 되는 것이 작금에 생각하면 자랑이 아니며 더욱이 벼슬도 아닌데 왜 우리는 이것에 자주 주목하는 것일까, 그것은 ‘고령 진입’과 ‘선진국 진입’을 동일시했던 기억 때문에 그럴 것이다. 위의 일본,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조기에 고령 또는 초고령을 달성한 나라가 한결같이 선진제국이라는 사실이 결과적으로 그런 등식을 공고히 한 것이다.

 

그런 바로미터는 지금도 유효한 듯하다. 만약 전문가들 예상대로 우리나라가 2026년에 초고령 사회가 된다면 2000년에 최초 고령화가 된지 26년만에 달성하는 것으로서 이 부분 세계 신기록이다. 얼마 전 UNCTAD에서 ‘한국은 이제 선진국이다’라고 한 말은 이런 점에서 ‘고령인 나라=선진국’이라는 좀 생소한 공식을 더욱 확신에 차게 해주고 말았다. 그러니 고령 초고령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령’과 경제 성장이 결과적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동행하는 가치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경제 성장이라는 놈은 고령과 합세하여 잊지 않고 우리에게 원하지 않는 사회적 문제를 던진다. ‘비대해지는 노인층’에서 나오는 사회적 문제가 그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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