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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축제 죽은 나무에도 꽃이 핀다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 ‘노인’

-오랜 경험, 깊은 지혜-

장민호 기자 | 기사입력 2016/10/03 [07:27]

문화/행사,축제 죽은 나무에도 꽃이 핀다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 ‘노인’

-오랜 경험, 깊은 지혜-

장민호 기자 | 입력 : 2016/10/03 [07:27]
▲   국립민속박물관이 개최하는 특별전‘노인’ 포스터  © 안산저널

 

초고령사회를 코앞에 둔 한국사회는 심각한 노인문제에 부딪치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노인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산적된 문제가 너무 많고, 다양한 새로운 현안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리라. 노인문제는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의 장이요 사회의 어른으로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사회가 아무리 평가절하를 하더라도 노인의 중요성은 묻힐 뿐이지 결코 소멸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신선한 ‘노인 특별전’이 국립민속박물관에 의하여 개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시회의 특성을 국립민속발물관은“초고령사회에서 노인은 사회적 잣대로만 평가되거나

어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공동체에서 소외되고 있다. 하지만 노인은 오랜 경험으로

축적한 깊은 지혜를 통해 후대에 바른길을 제시해 온 사회의 어른이다.

 

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와 시대를 같이하고 있는 ‘오랜 경험‘ 노인 4명을

찾아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서 오늘의 노인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얄팍한 현대인이 알량한 도구로 짜 놓은 복잡한 구조에 노인이 어울리지 못함은 탓할

것이 아니라, 현대 제반 솔루션들이 노인들의 경험을 새롭게 해석하고 풀어내어

현대에 필요한 또 다른 차원의 컨텐츠를 제공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엿볼 수 있어 이채로운 것이다.

 

번 전시회를 통하여 선보이는 4명의 노인들은 특별한 듯하지만, 평생을 평범하게 살아온

일상을 이야기 하고 있다.

 

▲‘오늘이 역사가 된다’라는 신조로 59년 일상사를 기록해온 임대규 씨는 2000년 한국국가기록원 주관 제1회 한국시민기록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안산저널

 

“기록은 모두 역사다” (농부 임대규: 남, 82세) 농부 임대규는 59년간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노트와 달력에 꼼꼼히 기록하여 보관하고 있는데, 그 자료들은 방 두 칸에

보관되어 있다.

 

전시장에서는 농사일과 가정의 대소사, ‘88 서울 올림픽’ 등 국가의 중요행사를

기록한‘4292년(1959) 농사일기’, ‘88 서울 올림픽 기록 달력’, 그리고 인터뷰 영상

등을 볼 수 있다.“거짓을 기록할 수 없잖아요, 기록은 나의 생활을 곧게 만들어요 ”

 

▲양복점 100년, 3대 가업을 물려온 중로양복점 이경주 대표. 오늘도 창가에서 편하고 믿을 수 있는 양복바느질을 멈추지 않는다.     © 안산저널

 

“100년을 이어온, 손님을 위한 정성” (재단사 이경주: 남, 72세)재단사 이경주는

아버지로부터 가업과 기술을 물려받고, 손님이 만족할 수 있는 양복을 제작하고자

노력한다.

 

전시장에서는 양복 제작용 자와 채촌계(採寸計), 그리고 그의 손님에 대한 정성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대나무 곡자를 많이 쓰는데 자꾸 갈라지고 그래서, 쇠로 된 것을 사서 쓰는 거지.”

 

 

▲ 노인 특별전 ‘오랜 세월 깊은 지혜’ 전시장의 오태준 시계점    © 안산저널

 

“시계와 살아온 65년” (시계수리공 오태준: 남, 82세)시계수리공 오태준은 아직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100년이 넘은 망치로 시계를 수리하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오태준이 오랫동안 고장 난 시계를 고치는 데 써왔으며, 후에 아들에게도 물려지기를

바라는 ‘드라이버’, ‘줏대’ 그리고 인터뷰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이 망치는 내 나이보다 많아요. 내 나이가 80살인데 이것은 100년이 넘었을 거예요.

우리 아버님이 쓰시던 것. 그래서 이게 우리 집 가보예요.”

 

▲ 대장장이 박경원 씨가 직접 만들어 사용하던 대장간 도구들    © 안산저널

 

“62년간의 메(망치)질” (대장장이 박경원: 남, 79세)대장장이 박경원은 62년간 대장간

에서 수없이 망치질을 해 왔다.

 

전시장에서는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리는 받침으로 쓰이는 ‘모루’, 박경원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면서 그와 함께 녹슬어가는 ‘망치’와 ‘집게’ 그리고 또 다른 대장장이인 아들과의

대화 장면을 보여주는 인터뷰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럼 전시장에는 그들이 사용해 온 ‘모루’(대장장이), ‘드라이버’ (시계수리공), ‘곡자’

(재단사)등 손때 묻은 도구와 ‘달력일기’ 등의 기록물이 소개되는데, 이를 통해 오랜

세월에 걸쳐 터득해 온 삶의 지혜를 여전히 자신의 자리에서 지키고 있는 노인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노인에 의한’ 전시 구현

이 전시회에는 많은 부분에서 노인이 참여하고, 직접 자료를 제공한 ‘노인에 의한

전시’이다.

 

지하철 택배원 조용문(남, 76)을 객원큐레이터(공동)로 초빙하고, 전시 기획에서

진행에 이르기까지 노인의 생각과 입장을 반영하였다.

 

또한 사진과 영상도 노인이 촬영․편집한 자료를 많이 사용하였는데, 특히 전시장 내

영상실에서 노인이 직접 제작한 영화가 눈길을 끈다.

 

특히 노인으로 구성된 사회적기업 ‘은빛둥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노인들의

계획’(시네마 달 제작)이 흥미로운데, 영화에 등장하는 한 노인이 자신들을 비유한

 

“죽은 나무에도 꽃이 피었더라고요.”라는 말은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그리고 노인들이 전시장 관리와 전시 설명을 담당하여 관람객들과 직접 만나며, 노인의

연륜과 경험에 관해 직접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천진기 관장     © 안산저널

 

국립민속박물관 천지기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노인이 사회 참여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국립민속박물관은 노인의 다양한 사회 참여 기회 제공은 물론 국립박물관

으로서 사회문제에 적극 기여하는 문화기관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새로운

형식의 노인 특별 전시회 뜻을 함축적으로 설명해주었다.

 ‘노인 특별전’은 오는 11월 8일까지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전시된다.

 

장민호 기자  asjn31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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